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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장편소설

_Yonnie_ 2022. 2. 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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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불편한 편의점 리뷰 📖

 

 

 

 

밀리의 서재에서 베스트 셀러에 오랬동안 있길래 궁금해서 읽어봤다.

 

얼마전 교보문고에 갔었는데, 교보문고에서도 베스트 셀러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만큼 인기 있는 소설인가보다.

 

 

그도 그럴 것이,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한껏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마음이 따듯해 지는 것을 느꼈다.

 

 

책의 제목이 '불편한 편의점'으로 굉장히 흥미를 자아낸다.

편의점은 편의를 위해 있는 곳이 아닌가?

그런데... '불편한' 편의점이라니?

제목이 참 역설적이다.

 

 

줄거리 (약간 스포 있음)


불편한 편의점의 줄거리는 서울역 노숙자인 '독고'씨와 퇴직한 전직 교사이자 현재 청파동의 한 작은 편의점 사장인 '염 여사'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염 여사가 잃어버린 지갑을 독고씨가 다른 노숙자들로 부터 지켜가며 염 여사에게 안전하게 돌려주는 것에서 그들의 인연이 시작된다. 염 여사는 이전의 기억도 없고, 말도 더듬고 지저분한 독고씨가 왠지 모르게 좋은 청년인 것 같고,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마침 편의점 야간 알바 자리가 나게되고, 염 여사는 어눌하지만 듬직해보이는 독고씨에게 편의점 야간 알바자리를 제안한다. 염 여사는 독고씨가 일상적인 삶을 살도록 기회를 주고 독고를 믿어준다. 그렇게 편의점 사람들과, 또 손님들과 인연을 맺게된 독고씨. 독고씨만의 묘하게 불편하지만 따뜻한 마음은 염 여사 뿐만 아니라 같은 편의점 알바생인 선숙씨, 가장의 무게로 매일 혼술을 하던 사내, 마지막으로 작가의 꿈을 펼치러 청파동으로 온 인경 등 여러 손님들에게 위로를 준다.

 

위로를 받는 것은 독고씨도 마찬가지였다. 독고씨는 차츰 말도 더듬지 않게 되고 여러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결국 자신이 노숙자가 되어가면서까지 잊고자하였던 과거의 기억을 찾게된다.

 

그리고 더 이상 피하지 않고, 그것을 마주하기로 한다.

 

 

 

후기


불편한 편의점은 일상에 있을 법한 소소한 이야기와 고민들을 독고씨를 통해 독자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편의점 직원 한명 한명과 손님들 모두 각자의 고민들과 이야기가 있고, 이를 에피소드 식으로 하나 하나 소개해준다.

 

독고씨 뿐만 아니라 편의점 사장인 염 여사도 중요한 인물이다. 깐깐해 보이지만 자신만의 가치관이 뚜렷하고, 독고씨가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인도해준다. 또한, 편의점이 장사가 잘 되지 않아도 편의점 직원들의 생계가 되는 것 때문에 편의점을 접지 않는 고집을 부리는 70대 노인.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독고씨만의 위로를 전하는 방식은 특별하다. 소주를 마시는 사람에게 술 대신 옥수수 수염차를 권유하고, 기다렸다며 은근슬쩍 히터를 틀어주고, 매일 도시락을 사가는 손님을 위해 맛있는 도시락을 숨겨놔 주는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생각했지만, 결국 이런 독고씨의 행동들을 통해 손님들은 독고씨에게 마음을 연다. 요즘 시대에는 잘 볼 수 없는 모습 같지만, 소설로나마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불편한 편의점은 자극적인 소재의 흥미진진한 소설은 아니지만 소소한 행복과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책이다.

가볍게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기억에 남는 문장들


선숙은 상사의 지시를 따르듯 독고 씨가 시키는 대로 삼각김밥에 바코드 리더기를 가져갔다. 삑, 소리와 함께 '결제가 완료되었습니다'라는 기계음이 들리자, 그녀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오가던 불안감이 완료된 기분이었다. 사람 대신 개를 믿는 선숙은, 착한 큰 개처럼 보이는 독고 씨의 말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69p)

 

편의점에서 접객을 하며...... 사람들과 친해진 거 같아요. 진심 같은 거 없이 그냥 친절한 척만 해도 친절해지는 것 같아요. (97p)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꺠달았다. 지난가을과 겨울을 보낸 ALWAYS편의점에서, 아니 그 전 몇 해를 보내야 했던 서울역의 날들에서, 나는 서서히 배우고 조금씩 익혔다. 가족을 배웅하는 가족들, 연인을 기다리는 연인들, 부모와 동행하던 자녀들, 친구와 어울려 떠나던 친구들...... 나는 그곳에서 꼼짝없이 주저않은 채 그들을 보며 혼잣말하며 서성였고, 괴로워했으며, 간신히 무언가를 깨우친 것이다. (155p)

 

마스크가 불편하다 코로나에 이거저거 다 불편하다 나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떠들잖아, 근데 세상이 원래 그래. 사는건 불편한 거야 (161p)

 

노숙자로 자리 잡은 뒤론 서울역과 그 주변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사실 딱 한 번 한강에 간 적이 있었다. 다리에 올라 몸을 던지려 했다. 실패했다. 사실 올겨울을 편의점에서 보내고 나면 마포대교 혹은 원효대교에서 뛰어내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알 것 같다.

강은 빠지는 곳이 아니라 건너가는 곳임을.
다리는 건너는 곳이지 뛰어내리는 곳이 아님을.

... (중략)

삶이란 어떻게든 의미를 지니고 계속된다는 것을 기억하며, 겨우 살아가야겠다. (1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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